인드라 도디 (Indra Dodi)
- 전시명 : 인드라 도디 (Indra Dodi)
- 전시작가 : 인드라 도디 Indra Dodi
- 전시장소 : Gallery LVS (갤러리 엘비스) /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 565-18 쟈스미 빌딩 B1
- 전시기간 : 2015.05.19 (화) – 2015.06.13 (토)
- 오프닝 : 2015.05.19 (화) 05:00 pm
- 관람시간 : 9:00 – 18:00 (Mon-Fri), 10:00 – 17:00 (Sat)
- 문의 : 02 3443 7475
전시 내용
신사동 갤러리LVS에서는 2015년 5월 19일부터 6월 13일까지 인도네시아 작가 인드라 도디의 개인전시를 개최한다. 이 전시는 작가의 첫 국내 개인전시이다. 인드라 도디는 1980년 인도네시아 출생으로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의 명문미술대학인 ISI (Indonesian Institute of the Arts)를 졸업하였다. 아직 젊은 작가 축에 속하지만, 모든 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특유의 순수한 감성으로 소통을 하여 한국뿐만 아니라 싱가폴, 독일 등 국제적으로 전시하고 있다. 작가는 과거 2회의 ASYAAF (Asian Students and Young Artists Art Festival) 전시를 통해 처음 한국과 인연을 맺었고 그 이후 매우 긍정적인 호응으로 개인전시를 열게 되었다.
인드라 도디의 그림은 낙서 같다. 주로 빽빽한 글씨로 이루어진 배경을 뒤로 손의 자유로운 강약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천진난만한 선들이 마치 노천카페에서 사람 구경을 하듯 주위 흔히 볼 수 있는 대상들을 그리고 있다. 배경의 글은 영어 알파벳으로 쓰여있지만 몇 개를 제외하고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로 가득 차있다. 글이 그림을 설명하는 것인지, 그림이 글을 설명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서로 경계선 하나 없이 한 평면에 어우러져 있다. 휘갈겨 그린듯한 글과 간결한 서예의 선으로 그린 대상들은 그림 일기 같기도 하면서 하나의 추상화 같다. 인드라 도디가 화가로서 그의 창작물을 대하는 자세는 매우 단순하다. 그만의 방법으로 무엇이든지 끊임없이 뱉어내야 하는 것이다. 창작에 대한 욕구는 예술가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있다. 그리고 회화는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매우 자연스러운 방법 중 하나이다. 그래서 그에게는 작가라는 명칭보다는 화가가 더 어울린다. 그가 그려내는 것들은 전혀 사실적이지 않고 추상에 더 가깝지만 작가가 선택한 대상들의 의도가 궁금해져 우리는 그림 속 ‘비하인드 스토리’를 꿈꾸게 된다. 작가는 표현함으로써 스스로 자유를 얻음과 동시에 지극히 개인적인 풍경에 관객을 깊이 끌어들이는데 성공한 것이다.
인드라 도디의 예술에 대한 근본적인 자세, 혹은 창작의 욕구가 그 어떤 필터도 없이 캔버스 위 바로 방출된다는 것은 요즘 현대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힐링이지 않을까?
<Mucician> 160 x 170 cm, acrylic on canvas, 2014 ⓒ Indra Dodi
평 론
인드라 도디: 신태그마 ((발화(發話) 중에서 통합적 관계를 가진 어구))
글: 안톤 라렌즈, 미술 평론가
인드라 도디는 주로 은은한 색을 사용하여 추상적 조형을 그리는 화가로 알려져 있었다. 추상화 작업을 하는 오랜 기간 동안 작가는 한계들을 무시하고 경계선들을 어김으로써 회화의 가능성을 탐구하였다. 결국 그의 회화는 구상적인 요소들과 순수한 형태들을 가진 사물들을 섞어 반(semi)-추상적 스타일로 바뀌었다. 그러나 그의 극도로 추상적인 회화들도 서술적인 성향을 드러냈고 회화의 색감마저 작가의 감정 혹은 꿈을, 그리고 선들은 상상과 암시들의 파도 위 떠내려가는 배와 같이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인드라 도디는 이제 그만의 표현적 어휘를 개발하였다. 그것은 다양한 사물들과 화풍들로 이루어진 시각적 언어이며, 작가가 그의 선들, 혹은 이야기 속 일련의 사건들을 쌓아나갈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시각적 문법이다. 그의 이야기들은 그의 일상 혹은 실화에서 가져왔거나 상상했을 수도 있다. 서로 전혀 관계가 없거나 뜻밖의 우연의 연속일 수도 있다. 추상화 작업을 경험했기에 작가는 스스로를 믿고 마음의 목소리를 따라 그만의 예술적 여행을 풀어나갈 수 있다.
인드라 도디 작품 속 서술적 구조는 확연히 드러나있지만 관객들이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해석의 여지가 많다. 글과 이야기의 통사적 (네이버 사전: syntagmatic; 문장·어구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의 상호관계에 관한) 관계는 캔버스 위 글자들이 시각성에 연결됨으로써 분명해진다. 작가가 쓴 글들은 거의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로 이루어져있다. 문자들과 단어들은 직접 손으로 쓴 문장들처럼 선들로 이루어져있다. 단어들은 의미하는 바가 없으나, 시각적 요소로 존재함과 동시에 글과 시각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는 우리의 감성을 무시한 채 논리로만 지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불균형한 모습의 인간, 괴물과 같은 동물, 붉은 새 무리가 형태를 이루고 있는 나무. 상상의 영역에서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문자들로 이루어진 선이 강처럼 흐르고, 꽃밭처럼 형형색색의 문자들이 만발한다. 서사적 이야기체의 구조들이 환상으로 탈바꿈한 듯 하다.
상징들은 신태그마가 (네이버 사전: 통사적 관계를 갖는 어구. 형태소들・단어들・구들로 이뤄진 연속체) 더 거대한 서술적 구조의 한 현상일 때서야 의미를 갖는다. 이야기들은 서술적 구조의 신태그마라고 할 수 있다. 인드라 도디의 그려진 이야기들 속 물감 낙서한 것만 같은 기법, 질감, 그리고 회화이지만 드로잉적인 요소는 모두 작품의 구성을 이루는 시각적 상상의 문법과 같다.
인드라 도디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장난기 또한 화려한 색감과 시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 그의 회화는 마음속 언어, 그리고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한 표현이다. 예술을 통해 작가는 목격한 사물들과 풍경들을 그의 마음과 영혼으로 가공하여 소통한다.